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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고전영화] 순수하고 맑은 아이들, 천국의 아이들

by 따신남 2022.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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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Daum 영화

 

1등도 2등도 아닌 3등을 위해 달리다

 

천국의 아이들은 내가 흔히 접할 수 있는 나라의 영화는 아니었다. 솔직히 이란이란 나라에서 만든 영화를 돈 주고 볼 생각도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여러 미디어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지만 그때는 영화관에 가서 영화 포스터를 보고 흥미가 있는 영화의 팸플릿에 적힌 줄거리를 몇 줄 읽고 영화를 선택하는 시절이라서 표지에서 달리는 아이가 궁금해서 무심코 표를 구매해서 봤었던 것 같다. 근데 왜 남자 주인공은 3등 상품을 위해서 달려야만 했는지, 이 아이의 의도는 무엇인지. 나를 궁금하게 해주는 천국의 아이들의 팸플릿은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충분히 매력적인 영화라고 판단하게 했다. 결과적으로 영화는 생각보다 너무 만족스러웠다.

 

순수하고 맑은 아이들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인 가난한 남매 알리와 자라는 여느 아이들처럼 순박하고 착한 아이들이다. 이 영화는 이란이란 나라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이란의 아이들은 우리의 교육시스템과 다르게 학교를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운영한다고 한다. 알리와 자라 남매는 각각 오전반과 오후반에서 수업을 들으며 통학을 하고 있다. 아이들은 학교를 가지 않는 시간에는 가난한 부모님의 일을 도우며 생활한다. 그러던 어느 날 오빠인 알리가 심부름을 하던 중에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수선을 맡긴 동생의 유일한 구두를 잃어버리고만 것이다. 자라 하염없이 울고 동생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한다. 가난한 가정 환경 탓에 두 남매는 오빠의 낡은 운동화를 번갈아가며 오전반과 오후반 수업을 듣기 위해 학교를 다니게 된다. 서로의 등교시간을 맞추기 위해 알리와 자라는 뛰고 또 뛴다. 이유는 지각을 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학교생활을 하다 보면 갑자기 시험을 보기도 하고 두 남매가 예측하지 못한 일들도 생기게 된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청정지역의 깨끗한 공기처럼 순수하고 맑다. 동생 자라는 시험을 보다가도 오빠인 알리가 학교에 늦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어쩔 줄 몰라하며 오빠를 위해 달린다. 이런 사정을 모르는 학교 선생님은 지각한 알리는 혼내기도 하지만 알리는 그런 순간에도 동생을 탓하거나 원망하지도 미워하지도 않는다. 남매이다 보니 때로는 티격태격 싸우기도 하지만 누구보다 착한 아이들이라서 그런지 오빠 알리에게 운동화를 가질 수 있는 기회인 어린이 마라톤 대회에 참여할 기회도 찾아온다. 그런데 이게 무슨 신의 장난인지 1등을 해야 운동화를 선물로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 3등을 해야만 받을 수 있는 것이었다. 여동생인 자라는 오빠가 달리기를 1등으로 들어오는 것을 바라지 않고 3등으로 들어오길 바란다. 그래서 새 운동화가 생기길 기대하고 기도한다. 감독의 연출이 참 순수하다. 1등만 살아가는 세상에서 2등도 아니고 3등을 위해서 나도 모르게 응원하고 있으니 말이다. 과연 우리 알리는 동생 자라가 원하는 대로 3등을 하여 새 운동화를 동생의 품에 안겨줄 것인가 아니면 1등이나 2등을 하여 동생에게 실망을 안겨줄 것인가 하는 궁금증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숨죽이고 영화를 보게 되었다.

 

 

편안하게 감사하기 좋은 영화

 

천국의 아이들은 어느 누가 보아도 착한 힐링 영화이다. 아이들의 해맑은 눈동자와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안쓰럽기도 하지만 너무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물론 영화이다 보니 연출된 장면이겠지만 연출한 감독은 실제로 빈민가의 가난한 아이들과 수없이 많은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밝혔고 그렇게 감독의 눈에 든 아이가 영화 속 알리와 자라였다. 감독은 크고 선한 눈동자를 가진  두 주인공을 캐스팅하고 영화를 찍으면서 나름대로 만족했던 것 같다. 물론 감독의 의도대로 전문 아역배우처럼 이 아이들이 연기를 했다면 지금과 같은 진정성 있는 감동을 나는 느끼지 못했을 것 같다. 그만큼 알리와 자라의 생 날것의 살아있는 연기가 좋았다. 대한민국의 초등학생들은 고작 운동화 하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 자체를 믿지 못할 것이다. 나도 어릴 때 학급회의를 제때 내지 못해 복도에서 손들고 서있던 사람이었으니 말이다. 지금 세대들은 공감하지 못하겠지만 세상은 넓고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 못살고 가난한 사람들이 많다는 우리 아이들에게 느끼게 해 준다면 충분히 이 영화를 가족들과 보기에 충분히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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