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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고전영화] 한국판 '사랑과 영혼', 은행나무 침대

by 따신남 2022.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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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Daum 영화

 

한국판 '사랑과 영혼'

 

고전영화인 '사랑과 영혼'에서 보여주었던 살아있는 사람과 죽은 영혼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안타까운 사랑을 모두 기억할 것이다. 이것이 이 영화를 완벽하게 보여주는 주제라고 본다. 이전에 이 영화를 봤던 사람이나 이 글을 읽고 보게 될 어떤 사람들은 이들의 이루어질 수 없는 안타까운 사랑에 슬퍼하며 영화 속으로 분명히 몰입할 것이라고 믿는다. 영화 초반 번개에 맞아 쓰러지는 은행나무를 보여주는 C.G. 는 나름 나쁘지 않았었고 신현준과 한석규의 불꽃 튀는 연기에 몰입하게 될 것이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석판화가이자 대학교의 시간 강사인 수현(한석규)과 외과의사인 선영(심혜진)은 서로 사랑하는 연인이다. 서로의 일상은 안정돼 보이고 평범하지만 우연히 시장에서 은행나무 침대를 접하면서 이들의 삶에 혼란이 야기된다. 수현에게는 자신도 알지 못하는 전생에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이 존재한다. 과거 전생에서 악사와 공주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들판의 두 그루의 은행나무가 되고 또다시 은행나무 침대의 영혼이 되면서 천년의 시간 속에 그를 찾아 헤매는 영혼의 사랑이 모습을 드러나게 된다. 그는 전생의 미단 공주(진희경)의 기억을 찾아다니고 과거로부터 미단을 쫓는 무섭도록 잔인하고 집요한 사랑의 화신인 황장군(신현준)의 위협을 지속적으로 받게 된다. 현실의 연인인 선영은 과학으로 설명될 수 없는 이들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실험을 강행하고 이제 더 이상 현생으로 되돌아올 수 없는 미단 공주는 황장군으로부터 수련을 구하기 위해 마지막일지 모르는 선택을 하게 된다. 바로 월식 기간 동안에 단 한 번만 수현을 만나게 하는 것이다. 황장군은 할 수 없이 이를 승낙하지만 담보로 선영의 목숨을 가져가고 선영은 이것이 자신의 오명을 씻는 좋은 기회라고 판단한다. 그리하여 많은 동료 의사들이 보는 앞에서 월식 기간 동안 숨을 멈춘다. 드디어 수현과 미단 공주는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질투심에 휩싸인 황장군은 수현을 공격한다. 그러나 월식이 끝나고 다시 살아난 선영은 미단의 부탁으로 은행나무 침대를 불 질러 버리고 황장군은 미단 공주를 부르며 침대에서 나라고 애타게 절규하지만 미단 공주는 끝내 나오지 않는다. 결국 황장군도 넋이 나간 채로 미단 공주를 쫓아 불길 속으로 뛰어든다. 이후 수현은 침대를 만들었던 공방에서 어떤 소년이 건네준 거문고를 받아 전생을 생각하며 연주한다. 세월이 흘러 수현은 선영화 결혼하여 딸을 낳게 되며 딸이 거의 자랐을 무렵 운명의 이끌림인지 수현은 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다. 딸아이의 내레이션에 따르면 선영은 수현 사후 두 사람이 겪었던 일을 적은 수현의 일기를 딸에게 주고 이 사실을 알린 뒤 지금은 이해할 수 없지만 언젠가는 수현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말과 함께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사랑이라는 주제가 무겁다

 

은행나무 침대는 천년의 사랑이라는 주제에 '침대'라는 매개체를 설정으로 한 판타지 영화다. 억지로 눈물을 짜내지 않고도 이렇게 슬플 수 있는 이유는 힘든 세상을 단순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생활 모습과 하루하루를 어찌어찌 살아가는 단편적인 삶을 대변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초반에 나오는 어떤 여자가 범해지는 장면에 대해 혹자들은 쓸데없는 스토리라고 끄집어 내리지만 지금 다시 보면서 느낀 것은 필요한 장면이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마 원하지 않는 사랑에 대한 비극적인 결말을 암시한 것이고 또 '황장군'이라는 인물과 오마주 되어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방적으로 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이게 내가 오늘 본 은행나무 침대를 보고 내린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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