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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실화영화] 5살 지능의 20살 청년, 말아톤

by 따신남 2022.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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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Daum 영화

 

5살 지능의 20살 청년 초원이

 

초원(조승우)은 얼룩말과 초코파이를 좋아하는 자폐라는 아픔을 가지고 있는 아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또래 아이들과 다른 것 하나 없는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한 아이다. 그러나 아들인 초원의 다름을 인지하고 엄마 경숙(김미숙)은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고 초원이가 자폐란 소리에 청천벽력 같은 일을 겪게 되고, 엄마 경숙은 감당할 수 없는 현실 앞에 좌절한다. 포기하고도 싶었지만 마음을 고쳐 먹어 살아간다. 경숙은 초원이가 달리기에서 만큼은 일반인보다 월등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하고 여기에 올인한다. 달릴 때만큼은 남들과 다르지 않은 아들의 모습에 희망을 갖고 꾸역꾸역 훈련을 시키게 된다. 그녀는 이게 최선이라고 믿는다. 시간이 흘러 초원은 20살이 되지만 여전히 그의 지능은 5살에 멈춰있다.

 

백만 불짜리 다리로 달리고 또 달린다

 

꾸준히 연습을 해온 초원인 자신의 목표인 서브쓰리(3시간 안에 42.195km에 완주하는 것)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연습하고 연습하지만 유능한 지도자의 훈련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세계대회에서 1등을 한 전력이 있는 유명 마라토너가 음주운전을 하는 바람에 사회봉사를 오게 된다. 이때 경숙은 초원을 코치에게 맡기기로 하고 애원하다시피 레슨을 부탁한다. 처음에는 초원의 행동이 낯설게만 느껴지고 불편하고 성가시기만 했던 코치는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초원을 위해 마음을 열고 본격적인 마라톤 지도를 시작한다. 하지만 엄마 마음에 영 코치의 방식이 미덥지가 않았다. 그 바람에 두 사람은 크게 말다툼을 하게 되고 코치는 경숙에게 상처가 되는 비수 같은 말을 마구 쏟아낸다. 경숙은 생각한다. 엄마의 욕심 때문에 의사표현도 잘 못하는 아들에게 자신의 꿈을 아들의 꿈처럼 주입하고 강요하며 살면서 아들의 행복이 아닌 엄청난 혹사를 시킨 것이 아닌지를 말이다. 이 일로 예정돼있던 마라톤 대회를 포기하고 장애인 직업학교를 보내게 된다. 영화 중간중간에 수많은 사건사고가 많지만 나는 영화의 제목인 말아톤처럼 초원이가 마라톤을 하면서 성장하고 그가 느끼는 감정에 초점을 두었다. 그리고 초원이가 겪게 되는 그 사건들이 너무 슬프고 아파서 하나하나 열거하면 끝이 나지 않을 것이다. 초원이는 혼자서 춘천마라톤대회를 참가하기 위해 버스를 탄다. 가족들과 코치도 그를 뒤따라간다. 마라톤 현장에서 엄마인 경숙은 아들의 손을 붙잡고 말린다. 이때 초원이는 애원하는 엄마에게 말한다. "초원이 다리는?" 경숙은 대답한다. "백만 불짜리 다리" 그리고 그는 그녀의 손을 뿌리친다. 뿌리친다는 표현이 맞지는 않지만 영화 초반에 놀이공원에서 경숙이 초원이의 손을 놓는 장면과 대조됨을 강조하기 위해 뿌리친다고 적고 싶다. 그렇게 마라톤은 시작된다. 다리는 도중 초원이는 코치의 가르침을 무시하고 결국 지쳐서 주져 않고 만다. 그때 다른 마라토너가 초코파이를 건네주고 떠난다. 초원이는 다시 달린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초코파이를 버리고 오로지 달리는 것에만 전념한다. 이 장면에서 그가 진정으로 달리는 것을 좋아한다고 보는 모두가 느낄 것이다. 그리고 비가 온다. 사실 비가 오는 게 아니라 마라톤을 달려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더운 날에 마라토너의 열기를 식히기 위한 스프링 쿨러는 경험해 봤을 것이다. 바로 이게 초원이의 달리기 본능을 일깨워준다. 초원이는 완주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사진 한 장이 나의 눈물샘을 폭발시킨다. 엄마에게 버림받지 않기 위한 웃음도 아니고 세상에 사람들이 자신을 자폐라고 손가락질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웃음도 아니고 진짜 너무 행복해서 웃는 진짜 미소를 보게 된다. 행복하다. 정말 행복한 웃음을 보여주며 영화는 마무리가 된다. 

 

장애를 극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예전에 이  영화를 본 기억이 있는데 그때도 뭔가가 슬프다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 마음이 더 성장한 후에 이 영화를 다시 보고 생각해보니 정상적인 사람들과 달리 장애가 있는 사람이어도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고 우리와 같은 꿈이 있고 우리와 같은 목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몸이 불편할 뿐이지 우리보다 더 힘든 삶을 살면서 더 성숙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니 우리는 그 삶들을 천대하고 무시할 게 아닌 더 아끼고 보살피고 존중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말아톤을 다시 보기 전 장애를 가진 한 사람의 인간 승리를 영화로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보게 되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철저히 무너지게 되었다. 영화는 장애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을 꼬집고 있었다. 부끄러웠다. 너무 부끄러워서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났다. 나도 장애인에 대한 고깝지 않은 시선으로 가지고 살아가고 있었으니깐 말이다. 사람은 모두 귀하고 소중한데 왜 이 영화를 보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지 후회스럽다. 지금 100일이 지난 내 아들이 얼른 자라서 함께 보고 싶은 영화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바로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조승우가 연기한 말아톤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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