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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한국영화] 엽기라는 수식어가 가장 어울리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

by 따신남 2022.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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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Daum 영화

 

인터넷 소설을 영화로 만들다

2000년대 초부터 인터넷이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젊은 세대들에게 유행했던 것이 있었다. 바로 인터넷 소설이었다. 소설의 내용은 대부분 신진 작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내용들이 인터넷 소설에 게재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얻었다. 이 엽기적인 그녀도 그 중에 하나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지금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누군가에게는 20대 때의 향수와 추억을 소환할 영화다. 그리고 영화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인 전지현과 차태현의 어린 시절의 연기와 신승훈의 목소리를 또다시 듣고 싶다면 나는 주저 없이 이 영화를 선택하라고 할 것이다.

엽기라는 수식어가 가장 어울리는 영화

한국의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영화는 엽기적인 그녀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 당시에 선풍적인 인기를 일으켰던 작품이다. 이 영화는 제목에 걸맞게 싸이, 엽기토끼, 졸라맨 등으로 대변되는 2000년 당시의 엽기코드에 어울리는 괴팍한 성격을 가진 여주인공(전지현)을 내세운 영화이다. 전지현이 워낙에 기억이 남아서 깜빡했는데 남자 주인공은 차태현이었다. 그리고 한국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인 개그 로맨스라는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는데, B급 코미디적 색채가 너무 독보적이라 로맨틱과 코미디의 밸런스가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로맨스적 요소는 막판에 정말 짧고 굵게 나오는 수준인데도 나름 꽤나 인상적이라 큰 성공을 거둔 듯하다. 어떻게 보면 이런 전체적인 B급 연출로 이 정도의 대성공을 거둔 것이 말이 되나 할 정도로 대단하기도 하다. 당시 영화를 선택하여 보는 기준에서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여주인공의 조울증과 비견되는 카멜레온 같은 성격과 말투는 재밌다기보단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으며 다른 면에서는 보는 사람들을 기분 나쁘게 느끼기도 했고, 재밌으라고 넣은 듯한 각종 사건들은 뜬금없게 느껴졌다. 특히 그녀가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이라는 설정 때문에 중간중간 뜬금없이 나오는 상상 속의 액션신 등은 극 중 흐름을 방해했고 딱히 재미있지도 않았다. 이렇게 영화가 진행 내내 뚝뚝 끊기기만 하니 하나의 영화를 봤다는 느낌보단 여러 가지 장르의 영화를 짬뽕한 옴니버스식 영화를 보는 기분이 들었다. 또 무슨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2년 후에 만나자는 설정과 그 설정에 의해서 다시 만난 주인공을 비추면서 결국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나고 만다. 그냥 엽기적인 그녀란 영화를 이끌어 나가는 두 주인공인 전지현은 엉뚱하고 발랄하고 섹시하고 청순하였고 차태현은 착하고 순진한 남자였다. 이것만 알고 영화를 완주했다면 이 글을 보는 여러분들은 영화 한 편을 끝까지 봐주신 감사한 사람들이다. 2000 년대 초반의 로맨틱 코미디 선택한다면 다른 선택을 할 필요 없이 그냥 이 영화만 보시면 된다.

엽기적인 그녀를 봐야 하는 이유

우선 돈 주고 보지 마시고 연휴에 방송하는 채널을 이용하시면 될 것 같다. 혹여나 엽기적인 그녀를 만든 감독님의 지인이 제 감상평을 보신다면 미리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으로 적는 감상평이란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제 와서 이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를 꼽으라면 그냥 전지현의 존재 자체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요즘은 미디어의 발달로 손 안에서 모든 것들을 접할 수 있는 시대지만 그 시대에는 아니었다. 그때의 휴대폰은 2G, 3G의 개념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냥 전지현이 이쁘다. 그 이유 하나만으로 엽기적인 그녀를 봐야 하는 것이다. 엽기적인 그녀는 지금 시점에서 보면 전지현의, 전지현에 의한, 전지현을 위한 영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녀의 풋풋한 시절의 미모를 각양각색으로 비추는 일상 화보물 같은 영화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게 아니라면 과거에 이 영화를 봤던 추억을 가진 사람들이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게 만드는 기능 정도뿐이다. 단순히 옛날 영화라서 느껴지는 촌스러움 때문이 아니라, 그냥 영화 자체가 완성도가 낮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신승훈의 명곡 I Believe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위에서 말했듯이 코미디적 색채가 너무 강해 로맨틱물의 색채를 자칫하면 잃을 수도 있는 이 영화를 신승훈이 부른 사운드트랙이 꽉 잡아준다. 세상에 이만큼 영화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버리는 사운드트랙이 또 있을까. 내 기억엔 이 영화 말고는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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